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의 연을 날리다

바람이 우리의 길을 막고 선다면, 우리는 운명의 연을 더 높이 날려 올리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바람과 연이 운명 공동체라는 것을 그간의 삶을 통해서 충분히 알고 있다.

By CARROT 3 min read
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의 연을 날리다

가슴 뛰는 2018년의 시작이다. 서곡의 끝에 본막이 오르는 그 순간처럼 심쿵하는 순간이다. 그간의 많은 설전과 외침이 소리 없는 아우성이었다면, 이제는 운명의 화살을 시위에서 날려야 할 것만 같은 긴장감이 든다. 풍차를 향해 달려드는 돈키호테의 그 열정으로 한판 멋진 승부를 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 육감적으로 느껴지는 한 해의 시작이다.

그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우리는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인간의 삶 그 자체를 한없이 사랑했던 니체의 운명론 ‘아모르 파티’처럼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사랑할 것이다. 바람이 우리의 길을 막고 선다면, 우리는 운명의 연을 더 높이 날려 올리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바람과 연이 운명 공동체라는 것을 그간의 삶을 통해서 충분히 알고 있다.

바람을 타는 연처럼 내 삶의 온전한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실존적 자기정체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어떠한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실존의 중심에 두고 앞으로 나아가는 태도가 전제되어야 한다.

실존이란 더하고 뺄 것도 없이 매 순간 있는 그 자체로서의 존재 인식이다. 광활한 대지 위에 이유 없이 던져진 개체의 인식과 죽음에 대한 공포를 대오각성 하는 순간 우리는 한없이 자유로워질 수 있다.

동시에 스스로의 존재와 삶에 대한 무한한 책임감을 지게 된다.

여기에서부터 그 모든 희망이 시작된다. 온전한 자유와 무한한 자신에 대한 책임을 통해서 비로소 우리는 자기 삶의 참주인(眞我)가 될 수 있다.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는 단지 동전의 한 면처럼 우리 삶과 함께 있음을 받아들이는 선구적 각성 위에서 우리의 삶은 비로소 그 ‘의미'와 '가치'를 갖게 된다.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빛을 발한다.

실존적 존재는 그런 운명을 사랑한다. 바람을 타는 연처럼, 그 어떤 바람도 기꺼이 받아들이고 사랑하리라. 이것이 운명의 사랑이다. 비록 혼돈이 연속되는 삶 속에서도 우리는 ‘온몸으로 맞이하고 온몸으로 껴안으리라’.

2018년을 맞이하며, 우리 모두의 삶에 영광스런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

                                                 C.E.O James Roh (노상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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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사랑하면 비로소 춤을 출 줄 안다.『니체』
💫
‘아모르(Amor)’는 ‘사랑’, ‘파티(Fati)’는 'Fate' 즉 '운명'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