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천지다. 우리 각자의 삶도 이렇게 5월의 꽃처럼 만개할 수 있을까? 한 줌의 흙 속에 얼마나 많은 생명력이 들어 있는지, 흙을 만지고 일궈본 사람이라면 다 안다. ‘시간’이라는 흙무더기 속에서 나를 어떻게 꽃피우고 일구어 나갈 것인가 하는 것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의 손에 쥐어진 문제이다. 그리고 그 핵심에 ‘의식’이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은 ‘의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탐색을 해왔지만 아직도 그 정의가 분분하다. 그만큼 의식은 복잡한 인간의 메커니즘의 핵심에 있으면서도, 한마디로 단언하기 어려운 속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의식 탐구를 통해 얻어진 공통적인 합의는 ‘수준’에 대한 것이다. 의식은 스펙트럼처럼 펼쳐져 있으며, 철저히 ‘질’적인 개념이다. 의식은 우리 안의 내재된 욕구가 세계와 상호작용하면서 끊임없이 형성되고 변화한다. 따라서 우리가 무엇을 지향하는가가 의식 수준에 영향을 미치며, 그 근저에는 ‘결핍의 충족’과 ‘성장의 추구’라는 두 차원의 힘이 존재한다.
인본주의 심리학의 장을 연 매슬로(A. Maslow)는 생리적 욕구, 안전욕구, 관계욕구, 자기고양의 욕구를 결핍 욕구라 정의하고, 누구나 생존과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위해서는 이 욕구가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결핍이 발생한다는 것은 삶의 질이 저하되며, 보편적으로 누려야 할 인간다운 삶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매슬로가 이 욕구 모델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성장 추구의 힘인 ‘자기실현’욕구_Self Actualization에 있다.
결핍 욕구의 특성은 다람쥐 쳇바퀴처럼 결핍과 충족의 반복되는 사이클이 일상에서 지속된다는 것이다. 이런 삶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 안에서 우리의 마음은 지치고 상처받고 고통받는다. 이에 반해 성장 욕구는 존재적 관점에서 삶의 의미를 확고히 하고, 자기를 각성하며, 일상에서 삶과 일이 하나로 통합됨으로써 존재를 온전히 실현해 나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반드시 내면으로 들어가는 작업을 해야 한다. ego로 둘러싸여 있는 단단한 껍질을 뚫고 들어가야 하며, 무의식 속에 있는 자신의 온갖 컴플렉스들과 미성숙함들을 직면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그 과정의 끝에서 비로소 우리는 ‘참나_True-self’를 만나게 될 것이며, 많은 삶의 고통으로부터 ‘해방감’을 갖게 될 것이다.
동서양의 다양한 철학적, 영적 탐구의 종착지는 동일하다. 모두 ‘나’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것은 한 인간이 자연인으로 태어나서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하고 고귀한 일이다. 우리 내면에 그런 빛나는 DNA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실로 경이로운 일이다. 거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오늘 하루가 그런 ‘경이로운 나’를 알아차리고 만끽하는 순간들로 점철되길 기원한다. Seize the moment.
C.E.O James Roh (노상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