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을 너머: ‘타우마제인’의 출범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인류 진화의 절정이며 꽃이다. ‘사유의 힘’은 그 위대한 여정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빛나게 한 견고한 특성이었다. 이성이 결여된 ‘우상’은 개인적 차원에서는 비극이지만 사회적 수준에서는 재앙이 된다. 21세기에는 더 이상 마법과 신화적 수준의 의식이  발붙일 곳은 없어 보인다.  

By CARROT 4 min read
우상을 너머: ‘타우마제인’의 출범

오늘날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현상 중 하나는 정치의 팬덤화이다. 팬덤의 어원은 ‘광신자’를 뜻하는 영어의  ‘fanatic’으로 특정한 인물이나 브랜드를 열성적으로 추종하는 것을 말한다.  팬덤이 연예계에서는 오래전부터 통용되는 용어이지만 정치에서 흔하게 이슈화되는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토론과 설득, 그리고 합의가 기본정신인 열린 사회에서 정치적 팬덤 현상은 우리의 건전한 미래와 사회적 진화의 길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정치적 팬덤은 베이컨(F. Bacon)이 이야기한 ‘우상’에 기인한다. 우리의 한정된 경험과 의식에서 비롯된 오류, 편견  또는 선입견이 곧 우상의 본질이며, 이것을 제거하지 못하면 우리는 올바른 삶을 살 수 없다. 우리가 자연과 세계를 올바르게 이해한다는 것은 자신의 동굴을 벗어날 때 비로소 가능하며, 이 경우에 지식은 힘이 된다. ‘종족의 우상’과 ‘동굴의 우상’은 이성의 시대 이전의 마법과 신화에 의존하던 인간 군상의 한 형태이다. 우리는 이성에 의지했을 때 비로소 인간 중심으로의 거대한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사유하지 않는 사회에 미래는 없다. 넘쳐나는 물질만으로는 인간존재의 가치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유할 수 있을 때, 개인의 삶은 질적으로 충만해질 수 있고, 함께하는 공동체의 미래가 열릴 수 있다. 이런 바램으로 캐럿은 오랜 준비 끝에 인문철학 재단 ‘타우마제인’을 출범하게 되었다. 재단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 ‘철학의 부재’를 극복하고자 하며, 개인의 삶과 성숙한 사회를 위한 사유의 장을 제공하고자 한다.

 

우선, 개인의 삶의 관점에 ‘실존’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함께 사유하는 장이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이다. 자기를 인식하는 순간부터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놓아서는 안될 질문이다. 이것을 물고 있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일상은 질적으로 풍부해지고, 삶은 성숙해질 것이다. 

 

다음으로, 인간 문명 진화의 관점에서 ‘새로운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과 사유의 장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디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다.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는 기술문명의 시대에 AI와 로봇과 같은 새로운 양태의 대상에 대한 규정과 역할, 윤리에 대한 질문들이다. 질문을 던지는 힘이 곧 우리에게 침몰하지 않고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평형수와 바향키를 제공해 줄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인류 진화의 절정이며 꽃이다. ‘사유의 힘’은 그 위대한 여정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빛나게 한 견고한 특성이었다. 이성이 결여된 ‘우상’은 개인적 차원에서는 비극이지만 사회적 수준에서는 재앙이 된다. 21세기에는 더 이상 마법과 신화적 수준의 의식이  발붙일 곳은 없어 보인다.                                                  

                                                     C.E.O James Roh (노상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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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인간의 미래다.『퐁주』
💫
타우마제인은 그리스어로 ‘경이로움’이라는 뜻으로, 아리스토텔레스는 경이로움이 곧 철학하는 이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