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속도에 관하여: 숏폼과 도파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의 삶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지와 마음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긴장과 불안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짧고 강렬한 콘텐츠에 익숙해지면서 깊이 있는 사고와 인내가 약화되고, 즉각적인 보상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외부의 속도가 아니라, 내 안의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며, 도파민 중독을 피하고 지혜롭게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By CARROT 4 min read
마음의 속도에 관하여: 숏폼과 도파민

가을이 완연합니다. 올해처럼 가을이 기다려진 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유난히 길고 무더웠던 여름 탓이겠지요. 하지만 우리의 마음과 상관없이 계절은 언제나 제때 오고 갑니다. 이것이 자연의 섭리입니다. 인간은 오랜 진화의 과정을 통해 이러한 시간의 흐름에 적응하며, 몸과 마음 역시 그 속에 자리해 왔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 삶의 시간 개념에 큰 괴리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기술의 발전이 이를 주도하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이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엄청난 정보를 처리하고 교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의 인지와 마음이 이 속도를 따라갈 수 없다는 점입니다.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전거를 타고 내리막길을 질주하는 것처럼, 이는 우리의 일상을 무너뜨리고 과도한 긴장과 불안, 심지어 분노 조절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술이 촉발한 가속도는 인간의 행동 방식에도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쇼츠 콘텐츠가 대표적입니다.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짧은 드라마 같은 몇 초에서 1분 내외의 영상들입니다. 이런 콘텐츠에 익숙해지면서 우리의 뇌는 짧고 강렬한 도파민 자극에 길들여지고 있습니다. 지루한 과정은 참기 어렵게 되고, 스토리의 깊이는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빠른 전개와 충격적인 결말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내와 깊이 있는 사고의 힘은 점점 약화되고, 즉각적인 보상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쳇바퀴를 돌리면 쾌락 중추에 전기자극이 가해지는 실험에서 쥐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쥐는 음식을 넣어 주어도 먹지 않고, 암컷과 교미도 하지 않습니다. 결국 탈진해 죽을 때까지 쳇바퀴만 돌릴 뿐입니다. 이만큼 도파민의 힘은 강력합니다. 도파민은 우리에게 도전하고 성취하도록 만드는 강력한 시스템이지만, 여기에 중독되면 우리의 삶은 물불을 가리지 못하고 파멸의 길로 이끌려 갈 것입니다.

삶은 숏폼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인생은 수많은 이야기와 굴곡을 겪으며 만들어지는 서사시와 같습니다. 저마다의 삶이 모두 감동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속도로 여정을 나아가야 합니다. 지혜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중요한 것은 외부의 속도가 아니라, 내 안의 속도입니다. 마음의 속도를 알아채고 조절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내리막길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나아갈 수 있습니다.


도파민은 죄가 없습니다. 도파민은 도전과 성취를 위한 동력이며, 승리의 월계관입니다. 그러나 쉽게 얻는 도파민에 유혹된다면, 우리의 삶은, 일상은 구렁텅이 속으로 빨려들어 갈 것입니다. 마음이 곧 Key입니다.


C.E.O James Roh (노상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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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많은 것을 소유하거나 남과 싸워 이길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