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우리는 새로운 일상에 적응되었다. 국내 여행을 하는 것도 그중 하나일것이다. 신혼여행마저 제주도나 남해가 주를 이루는 시대이니 여행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또 조심스러운 마음이다. 그래서 이번 Think week을 계획하면서 멀게만 느껴졌던 울릉도를 이참에 다녀오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독도의 관문으로 생각하는 바로 그 섬이다.
화산 섬, 울릉도는 섬 전체가 솟아오른 용암 덩어리가 식으면서 만들어진 섬이다.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아담한 섬이지만, 태곳적 신비를 오롯이 간직한 신비의 섬이다. 특히, 섬 전체가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져 어디를 가든 자연의 경이와 신비감에 감탄을 자아내는 몽환적인 섬이다.
55년에 걸쳐 만들어진 일주 도로를 따라 한 시간 남짓이면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커튼을 하나씩 열어젖히듯 펼쳐지는 새로운 광경에 가슴이 절로 뛴다. 바다와 산으로 연결된 트래킹 코스를 걷는 것은 울릉도의 속살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세상에 어디 이런 곳이 또 있을까?
가장 인상적인 곳은 나리분지였다. 500만 년 전 화산 폭발로 인해 생긴 봉우리가 함몰되어 생긴 해발고도 250미터에 평지와 마을이 있다. 사방이 절벽 같은 높은 산들로 둘러쌓여 있어 세상과 완벽하게 단절된 곳이다. 처음 들어본 온갖 새소리들이 산울림으로 되돌아오는 데, 이 소리들은 깊은 고요와 완벽하게 하모니를 이루어낸다. 말로 표현하기조차 어렵다. 이곳에서 햇살과 바람과 시간의 흐름은 색과 향으로 피부에 와닿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 울릉도의 새벽은 사뭇 달랐다. 일출 한 시간 전 부터 이미 어둠은 사라지고 없었다. 너무도 깨끗하고 깊은 고요와 여명이 오묘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구름 사이로 솟아오른 일출은 잘 달궈진 숯불 사이에서 응집된 불꽃처럼 선명하고 강하다. 신비로운 바위산, 추산은 수 만년을 여기에 서서 동해에 뜨는 해를 지켜봤으리라.
내가 경험한 울릉도는 단지 독도로 가는 경유지가 아니었다. 섬 그 자체가 훌륭한 대 자연의 보고이고 주인공이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다양한 얼굴과 신비로움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섬이다. 나는 3박 4일 동안 자연의 놀라운 풍광 앞에서 절로 "나. 여기. 있음"을 온전히 느끼며 치유되는 경험을 했다.
울릉도는 관광을 목적으로 가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좁고 불편할 수 있다. 하지만, 자연을 즐기러 가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다시 가게 되는 섬이 될 것이다. 대 자연 앞에서 순수해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곳! 울릉도의 여기저기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C.E.O James Roh (노상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