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를 보고 뛰는 가슴: ‘타우마제인’

“타우마제인(Taumazein)”을 이야기 했다. 타우마제인은 경이로움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도데체, 이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와 같은 현상에 던지는 근원적 호기심으로 정의한다.

By CARROT 3 min read
무지개를 보고 뛰는 가슴: ‘타우마제인’

얼마전 아이 수학을 지도하다 등짝을 내려친 적이 있었다. 문제를 푸는 방식이 엉성해 보였고 정성을 다하지 않는다는 느낌에서였다. 그러나 그런 나의 행위를 후회하는 데까지는 몇 초가 걸리지 않았다. 요즘 아이들이 수학에 접근하는 방식은 내가 주입식으로 공부할 때와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내 틀에서 보니 아이가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이해가 안되었고 답답했던 것이었다. 그 순간이 지나고 한참동안 나는 사유의 시간을 가지고 고정관념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 틀에 갇혀서 스스로를 옭아메고있는 미성숙함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데카르트는 그의 마지막 철학서 ‘영혼의 열정(passion of the soul)’에서 철학하는 힘의 원동력이자 전제로 “타우마제인(Taumazein)”을 이야기 했다. 타우마제인은 경이로움을 뜻하는 그리스어로 ‘도데체, 이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와 같은 현상에 던지는 근원적 호기심으로 정의한다. 나이를 먹고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은 양가성이 있는 듯 하다. 하나는 새로운 것을 경험하며 의식의 세계를 넓혀가는 것이고, 동시에 다른 하나는 자기의 성을 더욱 견고히 쌓고 그 안에 갇히는 과정일 수도 있다. 이 둘을 가르는 황금선은 바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근본적 태도에 있다. “타우마 제인”이다.

인간에게 평균수명 100세인 날이 멀지 않았다. 하지만, 인류의 꿈인 장수가 과연 개인적 차원에서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노화로 인하여 오랜 시간동안 병든 몸을 이끌고 생명을 유지해야 한다면 이 얼마나 불행이란 말인가? 세상의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이미 다 알아버렸다고 생각한다면 이 얼마나 재미없는 삶이란 말인가? 어떻게 하면 우리는 늙어도 늙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을까? 그렇다.

늙어서도 무지개를 보며 뛰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었던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처럼, 어린아이의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우리는 생명을 다하는 그 순간 까지 존재하는 모든것들에 대한 경외심과 감동으로 가슴이 벅찰 것이다. 산 들에 피어나는 꽃 잎 한 점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은 우주를 담고도 남는다.

5월, 아이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표정 하나하나에 숨겨진 놀라운 신비를 경험해보자. 아이들의 행동을 따라해보고 아이들처럼 표정지어보자. 무엇보다 그들의 천진난만한 마음을 내 마음속에 지어보자. 아이들을 닮아갈 수록 우리는 치유되고 본연의 ‘나’가 될 수 있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C.E.O James Roh (노상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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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어도 설레지 않은 나무는 죽은 나무다.『이헌주』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