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에 남산을 넘는다. 문명의 길 사이 사이로 난 좁은 오솔길은 자연과 하나되는 온전한 시공간이다. 그 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형형색색 자연의 조화와 신비감, 그리고 역동적인 생명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아주 미세한 생명들부터 크고 거대한 나무와 바위까지 각자의 세계들이 전체로써 하나임을 느낄 수 있다.
나는 그 안에 머물고 싶어진다.
하지만, 급변하는 환경은 우리로 하여금 더 많은 생각과 더 빠른 행동을 종용한다. 문명의 이기가 우리의 일상을 옥죄고 있음을 이미 잘 알고 있다. 물질에 압도된 의식은 자성을 잃은 나침반 같이 중심 없이 흔들린다. 이때 필요한 것이 내면의 고요를 유지하는 기술이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으면서 나의 존재를 의심치 않게 하는 기술이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어떻게 나를 더 깊고 고요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
나를 더 깊게 더 고요한 길로 인도하는 최고의 도구는 명상임에 분명하다. 핵심은 ‘순간’ 흐트러진 ‘주의’를 잡는 것이다. 우리는 일상에서 매 순간 일어나는 일들을 바라보고, 지각하고, 반응한다. 그리고 그 점철이 곧 내 삶이 된다. 따라서, 내가 내 삶의 온전한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바라보고, 지각하고, 반응하는 그 사이사이 공간을 ‘의도적으로 확인하고 넓히는’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굳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하는 깊은 명상이 아니더라도, 일상 생활에서 얼마던지 이런 훈련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식을 먹는 순간에도 그 독특한 모양과 색깔, 냄새, 맛 그리고 보이지 않는 감사의 손길을 의식해 볼 수 있다. 차를 마시면서도 그 빛깔과 향, 맛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의 음성과 음색의 변화를 아주 세밀하게 느껴보는 것이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짧은 순간에도 이완과 함께 주의를 온전히 내 자신에게 돌려 마음의 움직임을 들여다보거나 신체 일부분의 감각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는 것이다. 민감하게 사이사이를 알아차리는 순간, 깊은 고요가 찾아오고 치유가 일어난다.
5천 년 전 고대 인도의 지혜인 ‘아유르베다’는 일상에서 우리가 더 좋은 삶의 질을 얻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쓰여졌다. 아유(Ayu)는 산스크리트어로 ‘일상생활’을 의미하며, 베다(Veda)는 ‘앎, 지혜’를 뜻한다. 건강한 생활습관이란 몸, 마음, 정신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치유의 시작이 될 수 있다. 해뜨기 전에 일어나는 것과, 천천히 음식을 느껴가면서 식사를 하는 것, 식사 후 15분간 가벼운 산보를 하는 것, 손을 자주 씻어 청결을 유지하는 것과 몸에 탄력을 주기 위해 매일 목욕을 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또는 잠들기 전에 조용히 호흡훈련을 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침실은 동굴처럼 어둡게 유지하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수준의 이야기지만, 의도적으로 의식하고 실천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삶의 깨진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바로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삶은 Big Event가 아닌 일상의 연속이다. 그 안에 모든 것이 있다. 따라서 일상을 만들어가는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형성하고 향유하는 것, 그것이 곧 진실한 내 삶을 견인하는 나침반이 되는 것이다.
C.E.O James Roh (노상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