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삶의 양식: 리더의 조건

깊이 사유하고 열정적으로 행동하고 일상에서 좋은 태도를 견지하는 것, 오늘날 리더들에게 요구 되는 삶의 양식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By CARROT 4 min read
훌륭한 삶의 양식: 리더의 조건

세상의 변화 속도가 빠르다. 그 속에 불확실성도 크다. 어쩌면 이러한 양태는 생소한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인간 사회가 지난하게 경험하고 지나온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도 있다. 그런 역동 속에서 우리를 후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지탱해 준 힘은 무엇일까? 인류사를 거슬러 지금까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요구되는 훌륭한 삶의 양식이라는 것이 있을까? 

 

어느 날 중학교 1학년 아들이 반장선거를 마치고, 어떻게 하면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이런 질문을 받은 아빠의 마음은 어땠을까? 나는 벅차고 흥분된 마음으로, 잠시 고민한 뒤 3가지를 이야기 해주었다.

우선 ‘로고스(logos)’다. ‘이성’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단연 제1의 특성이다. 현생 인류의 학명이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_슬기롭고 슬기로운 사람_라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인간은 끊임없이 방황하는 존재이지만, 사유의 힘은 우리 스스로를 밝히는 등불이며, 판단을 인도하는 기준이 된다. 우리가 높은 이성의 수준에 기대어 앞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인간은 성숙이라는 왕관을 움켜쥘 수 있게 된다. 

 

다음은 ‘파토스(pathos)’다. 영어로 ‘passion’의 어원이며, 고통까지 포괄하는 열정을 의미한다. 무엇인가를 추동하는 힘은 여기서 나온다.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힘이다. 생각하는 것을 행동하지 않는 위대한 삶은 없다. 수많은 범부의 삶이 일상에서 이 간극을  메우지 못한 채, 머릿속에서, 혹은 혀끝에서 연기처럼 사라져갔다. 마음이 연약한 자, 게으른 자들에겐 끔찍하게도 어려운 숙제다. 의식 안에 있는 로고스가 삶이라는 거친 현실로 치환되는 역사는 바로 ‘파토스’의 힘으로 창조된다.  

 

끝으로 ‘에토스(ethos)’다. 윤리를 나타내는 ethic의 어원이기도 하다. 평소의 그 사람 됨됨이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말과 행동, 눈빛과 표정에서 섬세하게 배어난다. 사람에 대한 신뢰와 평판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사실 가장 어렵고 중요한 것이 이것이다. 아무리 이성(logos)과 열정(pathos)이 탁월하다고 해도 인간 자체에 대한 신뢰(ethos)가 없다면 그 존재는 무의미하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에토스는 일상에서 신성을 드러낸다’고 했다_ Ethos anthropos daimon.

이 얼마나 놀랍고도 멋진 이야기인가?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하는 훌륭한 수사학의 기준을 넘어 오늘날 우리에게 좋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깊이 사유하고 열정적으로 행동하고 일상에서 좋은 태도를 견지하는 것, 오늘날 리더들에게 요구 되는 삶의 양식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들이 있다.

훌륭한 삶을 산다는 것은 그런 가치들로 무장된 일상의 축적을 말하는 것이다.

                                                     C.E.O James Roh (노상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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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것은 물결을 타고 흘러가지 않고, 물결을 거슬러 올라간다.『이어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