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선물: 주어진 ‘자유’의 역설

우리는 산업사회가 고도로 진전된 끝자락에서, 물질을 넘어서 개인의 가치와 자유도가 어느 때보다도 확장된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그 자유의 참주인이 될 수 있는가?’이다.

By CARROT 4 min read
기술의 선물: 주어진 ‘자유’의 역설

2024년, 새해가 밝았다. 올 한 해 우리의 삶이 어떤 모습으로 변화될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이런 변화를 리드하는 메가기술은 인공지능(AI)과 로봇, 그리고 유전공학 기술일 것이다. 오픈 AI에서 테스트 목적으로 별 기대없이 챗GPT를 처음 시장에 내놓은게 불과 1년 전이다. 하지만 생성형 인공지능은 지금 우리의 업무와 일상 전 영역을 깊게 파고들었다. 이에 더해 구글에서 공개한 ‘제미나이’는 기존의 text 중심의 한계를 넘어 이미지와 소리, 영상까지 인간과 상호작용할 수 있어 그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예견된다. 또한 테슬라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젠2’를 공개하면서, 앞으로 3-5년내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고 했다. 일론 머스크는 이러한 로봇이 조만간 인류 문명의 새로운 국면을 만들어낼 것임을 단언했다. 아마도 10년 안에 우리가 휴머노이드 로봇들과 거리를 함께 활보하게 될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술의 진전은 우리의 삶에 어떻게 기여하게 될까? 분명한 것은 개인의 자유도가 급격히 향상되는 사회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 개개인의 삶이 독립적으로 세상의 중심이 되는 ‘N극화’ 사회로의 진화다. ‘자유의 확대’는 지난한 인류의 역사 속에서 우리가 한결같이 투쟁해 온 근원적 목표였다. 하지만 이젠 ‘투쟁’이 아닌 ‘기술’의 진보를 통해서 우리는 ‘자유의 새로운 추구’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기술 덕분에 지식과 정보라는 특별한 자원이 누구에게나 거의 무제한으로 열려있는 시대에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부에 대한 개념과 부를 축적하는 방법, 그리고 소비하는 방식도 바뀌고 있다. 단순히 화폐가치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이 부의 개념에 들어오고 있고, 축적하는 방법도 비선형적이고, 다층적이며 소비의 방식도 물질 중심에서 경험과 가치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것이 선명해 보인다. 그 방식이 아주 다양하기 때문에 ‘화폐’로 계량할 수 없는 공간과 시간, 관계(커뮤니티)가 그 자체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우리는 산업사회가 고도로 진전된 끝자락에서, 물질을 넘어서 개인의 가치와 자유도가 어느 때보다도 확장된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그 자유의 참주인이 될 수 있는가?’이다. 왜냐하면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주어진 확장된 자유도는 오히려 삶의 불안과 무기력을 증대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주어진 자유의 역설이다. 인간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것은 언제나 삶의 의미 추구이며, 경험의 양이 아닌 질의 문제인 이유다. 스스로를 조망하는 인간은 누구나 이런 결핍을 견딜 수 없어 한다. 동시에 이러한 몸부림은 우리 자신을 넘어서게 하는 강력한 힘이 된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진전된 의식과 삶의 방식이 필요한 때다. 그 시작은 언제나 ‘나는 누구인가?’라는 내면 여행으로부터 촉발된다. 깊은 고요함 속에서, 자신을 온전히 바라볼 줄 아는 작자는  자유의 참주인으로서 매 순간 새로운 삶을 창조하게 된다. 

 

                                                     C.E.O James Roh (노상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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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헤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