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등에 어떻게 올라탈 것인가?

이미 그들은 우리가 잡아타기에 너무 크고 빠른 거인이 되어버렸다. 보채서 될 일이 아니다. 그들이 우리를 업고, 무등 태워 갈 수 있는 매력이 우리에게 있는가?

By CARROT 3 min read
거인의 등에 어떻게 올라탈 것인가?

100년의 중국을 보려거든 상해로 가고, 500년의 중국을 보려거든 베이징으로 가라. 그리고 3,000년의 중국을 보려거든 서안(西安)(옛 이름: 장안)으로 가라고 했던가. 이처럼 역사 속의 서안은 가장 많은 황조의 수도이자 동서양을 잇는 실크로드의 심장이었지만, 근대사에서는 옛 영광을 뒤로한 채 3급 도시로서 그 이름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정도의 기대를 가지고 시안으로 들어간 나는, 내륙 깊숙이 파고들고 있는 중국의 변화와 그 역동성을 보며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수년 전 베이징이나 상하이를 방문했을 때 느꼈던 중국의 무질서와 후진적인 모습은 이제 이곳 서안에서조차 찾아볼 수가 없었다.

신도시 확장 정책은 교통과 주거환경을 일거에 혁신하였으며, 길거리의 사람들은 이전보다 훨씬 세련되고 활력이 넘쳤다. 무엇이 이 거대한 대륙을 꿈틀거리게 하며, 이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일까?

변화의 구심점은 역시 시진핑의 리더십에 있었다. 중국인들은 스스럼없이 입을 모아 시진핑을 역대 최고의 지도자로 칭송하고 있었다. 중국 인민을 외세로부터 해방시킨 모택동이나 굶주림에서 해방시킨 등소평 이상의 신임을 받고있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의 축은 스마트폰이 가져온 모바일 혁명이었다.

스마트폰은 변방의 중국인들까지, 15억 중국인들의 생활과 경제를 하나로 묶어주는 플랫폼으로서 기능하며, 강력한 사회변화의 엔진이 되고 있었다. 우리는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운명을 같이해 온 이 거대한 대륙과 어떻게 함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가? 깊은 시름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이미 그들은 우리가 잡아타기에 너무 크고 빠른 거인이 되어버렸다. 보채서 될 일이 아니다. 그들이 우리를 업고, 무등 태워 갈 수 있는 매력이 우리에게 있는가? 꽃 잎 하나, 곤충 하나도 매력이 없는 개체는 자연에서 생존할 수 없다. 우리가 됐다 해도 쫓아와서 업어주고 무등 태워줄 수 있는 그 어떤 매력을 우리가 품고 있어야, 우리는 미래 여정에 거인과 함께할 수 있을 것이다.

대륙이 감동하고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한국인의 쏘울(Soul), 그것은 바로 ‘사람에 대한 섬세한 배려와 정성’이라는 것을 나는 이번 여행길에 깨닫게 되었다.

                                                 C.E.O James Roh (노상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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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난쟁이는 거인보다 더 멀리 본다.『아이작 뉴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