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화살: 삶의 고통에 대하여…

일상의 고통은 화살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는 살면서 늘 원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것이 물리적이든 심리적이든 우리에겐 통증으로 다가온다. 이런 아픔은 늘 있는 것이며 범부든 성인이든 피할 수 없다.

By CARROT 4 min read
두번째 화살: 삶의 고통에 대하여…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그 자체로 ‘고통’을 품고 있다.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불 완전성은 좋고 나쁨이 아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질서이고 살아 움직이는 자연계의 메커니즘을 제공한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인간의 불 완전성은 어떤 면에서는 고귀하기조차 하다. 따라서 고통은 삶의 한 부분이며, 한 번씩 찾아오는 손님처럼 오고 갈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과도 같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늘 ‘고통’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이고득락’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고통으로부터 도망가려고 할수록 그 덫은 더욱 강하게 우리를 붙잡아 매어둘 것이다. 고통을 올바로 직시하고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그 고통을 넘어설 수 있는 지혜를 갖게 된다. 

 

고통의 또 다른 측면은 좀 더 세속적이다. 이것은 무지와 탐욕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무지는 일상에서 자신의 에고_ego를 실체로 여기고 나를 영원한 주체로서 인식하는 데서 비롯된다. 자기를 대상화하지 못하고 주관의 틀에 갇힌 사람은 좁쌀만 한 구멍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재단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세상의 온갖 번뇌와 망상이 그 안에 넘쳐난다. 동시에 탐욕은 무지의 아들이다. 마치 어린아이가 온종일 입에 물고 있는 사탕을 놓지 않으려는 것과 같다. 원숭이가 덫에 들어있는 바나나를 놓지 못해 사냥꾼에게 끌려가는 모습과도 흡사하다. 어리석은 자들은 그렇게 헤어 나올 수 없는 고통의 깊은 나락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만다. 

 

일상의 고통은 화살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는 살면서 늘 원하지 않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것이 물리적이든 심리적이든 우리에겐 통증으로 다가온다. 이런 아픔은 늘 있는 것이며 범부든 성인이든 피할 수 없다. 이것을 우리는 첫 번째 화살 ‘pain’이라 부른다.  문제는 다음이다. 첫 번째 화살을 맞는 순간 온갖 감정들이 들고 일어나서 두 번째 화살을 날린다. 이것은 마음의 광란이 야기한 심리적 고통, ‘suffering’이라는 괴로움의 독화살이다. 범부의 삶이 늘 고통스러운 것은 바로 이 두 번째 화살 때문이다.  

 

삶에서, 일상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아픔들이 괴로움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첫 번째 화살을 맞는 순간 그 사실을 알아차리고 일어나는 고통을 살펴보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그러면 자극에 즉각 반응하지 않고 널뛰는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고삐를 쥐게 된다. 이렇게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한 발짝 떨어져서 내 마음을 관찰하는 습관은 삶에 큰 진전을 가져다줄 것이다. 첫 번째 화살은 삶에서  불가피하다.  하지만 두 번째 화살은 불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행복을 좆는 것만큼이나 '고통'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이 둘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같은 것이다. 행복이 곧 고통의 뿌리이고, 고통은 행복의 자양분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 두려움의 덫은 우리를 더욱 옥죄기 마련이다. 광란의 마음이 활시위를 당기기 전에 알아차림을 하는 것, 일상에서 에고_ego에 휘둘리지 않고 탐욕에 물들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지혜다. 우리가 삶의 고통에 대해서 선명할 때, 이것은 비관이 아닌 희망이 된다.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비로소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이 열리게 된다. 

 

                                                     C.E.O James Roh (노상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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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란 그대의 깨달음을 가두고 있는 껍질이 깨어지는 것이다.『카릴 지브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