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 인간: 나아갈 길

Ai에 대한 사유의 핵심은 어쩌면 기술이 아닌 인간에 대한 깊은 숙고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인류사에 획을 그을 수 있는 기술의 도래에 맞서 우리는 Ai가 근접할 수 없는 인간의 특성을 깊게 들여다 봄으로써 ‘멋진 신세계’를 희망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By CARROT 5 min read
Ai 대 인간: 나아갈 길

세계가 혼돈스럽다. 한편에서는 러시아가 야기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이고, 한편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패권 전쟁이 한창이다. 동시에 팬데믹으로 촉발된 삶의 가치에 대한 변화들이 엔데믹과 함께 우리의 일상에서 충돌하고 있다. 그 아래로 숨죽인 거대한 기술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간과하고 있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큰 의미를 인류사에 가져올 것임에는 분명하다. 거대한 충격과 혼돈으로 다가올지, 아니면 작금의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과 질서의 원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 그 누구도 모른다. 그 핵심에 Ai가 있다. 

 

Ai에 대한 막연한 기대나 불안은 금물이다. 대신 사유와 토론을 통한 공론의 장이 열려야 한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기술에 끌려가지 않고 우리의 삶에 최적화된 새로운 세계를 창출할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인류사를 통해서 수없이 검증한 방법이다. 열려있는 개인과, 개방되어 있는 사회는 언제나 시대의 파고를 넘어서는 주인공이 되었다. 한 시대의 개인과 사회의 의식수준을 넘어선 세계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Ai에 대한 사유의 핵심은 어쩌면 기술이 아닌 인간에 대한 깊은 숙고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인류사에 획을 그을 수 있는 기술의 도래에 맞서 우리는 Ai가 근접할 수 없는 인간의 특성을 깊게 들여다 봄으로써 ‘멋진 신세계’를 희망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선, 인간은  자신을 해체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아_無我’는 프로그래밍 할 수 없으며, 오히려 기존 경험 체계에서 프로그램된 모든 정보의 덩어리인 ego를 해체함으로써 ‘zero_空’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Ai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것을 할 수 없다. 

 

다음으로는 ‘초월_transcendance’의 특성이다. 인간은 ego를 해체하는 순간 완전 개방_open 상태로 나아갈 수 있다. 이것은 비선형적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매 순간 현실을 새롭게 인식하고 대하는 엄청난 능력이다.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프로그램은 알고리즘에 의존하기 때문에 선형적일 수밖에 없다. 선형과 비선형은 차원의 문제만큼이나 그 차이가 크다. 셋째로, ‘판단중지의 힘’이다. 인간의 가장 영묘한 능력 중 하나는 판단하지 않고 물고 있는 힘이다. 철학에서는 이를 ‘에포케_epoche’라 하고 괄호 안에 담아두는 힘이라고 한다. 붓다는 최고의 깨달음의 지혜를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힘_야타부타’라고 했다. 하지만 Ai 알고리즘은 찰나도 이런  ‘버퍼링_buffering’을 견딜 수 없다. 아마 챗GPT가 잘못된 정보를 진짜인 것 처럼 조합해서 알려주는 것도 이런 속성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마음’이라는 비선형적 특성의 보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눈을 통해서 ‘있는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통하여 매 순간 세상을 구성한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우리 각자가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어도 완전히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 한 마음이 순간에 삼천의 세계를 구성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간의 이성이 찬란한 문명의 진화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린 원동력이라면, 인간의 마음은 그 탑을 쌓은 ‘작자_주인공’에 견줄 수 있다.

 

산 정상까지 바위를 밀어 올렸다 다시 굴러떨어진 바위를 향해 산 아래로 발길을 돌리는 시지프스의 문제를 Ai는 절대 풀 수가 없다. 그 자체가 부조리인 error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인간의 발걸음이 낙담이 아닌 환희라는 것을 Ai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C.E.O James Roh (노상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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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항구로 가는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떤 바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세네카』